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한 게 벌써 가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을이 스쳐 지나가는 게 아쉬워 주말이면 서울 곳곳으로 산책을 다니고 있는데, 오늘 소개할 곳은 양천구에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이에요. 사실 강서구에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블로그에 소개하려고 찾아보니 양천구라고 하네요.
서서울호수공원에는 서울문화재단이 관리하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지점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공원의 의자 하나도 평범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요.
공원 산책로 초입에는 이렇게 서울의 새로운 캐릭터인 해치 조형물과 나란히 앉아 있을 수 있는 벤치가 놓여있어요.
공원 내에 놀이터, 농구장, 야구장, 풋살장, 배드민턴장까지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친구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분들이 방문하고 있어요.
특히 눈에 띈 점은 반려견을 동반한 분들이 정말 많았다는 점이에요. 애견동반이 가능한 쇼핑몰인 스타필드를 갈 때마다 예쁜 반려견 친구들을 보느라 정신이 팔리곤 하는데, 스타필드보다 반려견이 많이 보이는 곳이 바로 서서울호수공원이 아닐까 싶어요.
농구장 옆에 있는 넓은 잔디밭에는 항상 반려견을 동반하신 분들이 모여 있는 모습으로 봐서는 반려견 동반 가정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공원이니까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산책로일 거예요. 서서울호수공원은 탄성포장재가 깔린 산책로와 나무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장소예요. 특히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며 산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아침, 점심, 저녁,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도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걷는 방향을 따라서 걷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산책을 하면서 위를 올려다보니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서 궁금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난간 겸용 일체형 벤치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안전하고, 조형적으로도 독특하고, 힘들 때 쉬어갈 수도 있으니 일석삼조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공간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서서울호수공원의 또 다른 점은 김포공항이 가까워서 비행기를 종종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손을 흔들면 보일 것처럼 낮게 떠 가는 비행기를 보며 이 비행기는 어디로 갈지 상상해 보거나 비행기 안의 들뜬 사람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도 함께 휴가를 떠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공원의 한 가운데에는 이름에 걸맞게 커다란 호수가 있고, 작은 연꽃 같은 식물이 연못 한쪽에 가득 퍼져 있어서 운치를 더해줘요.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에서는 이 호수가 보이는 풍경이 서울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이왕이면 가을이 끝나기 전에 방문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부터는 제기 서서울호수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예요. 구름다리 아래 주황색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 있는 작은 정원이 있는데, 매주 오면서 꽃이 만개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제가 이 공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정원 옆의 '책방 몬드리안'이라는 공간 때문이에요. 사실 몬드리안의 추상화가 표현된 공간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노출 콘크리트벽, 얕은 거울 연못,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을 거닐면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 와있다는 착각이 들곤 해요.
여름의 푸릇푸릇한 풍경도 매력적이지만, 특히 가을 해질녘에 방문하면 작품같이 아름다운 장관을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사진을 잘 못 찍는 편인데도 이 사진을 보고 감탄이 나올 정도였어요.
요즘 서서울호수공원이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너구리 때문이에요. 어느 날부터 너구리 서식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돌아다녀도 너구리가 숨지 않아서 공원 곳곳에서 너구리를 목격할 수 있어요. 이번에 산책하는 동안에도 5~6마리 정도의 너구리가 보였어요.
여러 시간대에 방문해 보니 이른 아침에는 보이지 않고,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주로 활동하는 것 같아요. 혹시 강아지나 아이를 동반해서 너구리를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구리가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귀여워 보이긴 하지만, 만지지 말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있으니 눈으로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을의 끝자락이 아쉬운 요즘, 서울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서서울호수공원을 소개해 드렸어요. 서울에 남산공원, 한강공원, 서울숲 등 아름다운 공원이 많아서 멀리서 찾아오기에는 조금 애매할 수 있지만, 양천구나 강서구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서서울호수공원을 산책하며 가을 정취를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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