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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정보/맛집 정보

꾸덕한 식감의 생면 파스타가 매력적인 안국역 바운드리스 바이 비어드

by 화성의룰라 2024. 12. 7.

오랜만에 북촌에 놀러 갔는데 원래 가고 싶었던 식당에 웨이팅이 있어서 주위를 돌아다녔어요. 생각보다 식당이 많지 않아서 안국역 근처를 한 바퀴 돌면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는데 먼저 지나쳤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발견해서 다녀왔어요. 문이 작아서 자칫하면 놓치기 쉬워 아지트 같은 느낌이 들었던 바운드리스 바이 비어드를 소개해요.

 

바운드리스 바이 비어드 운영 정보

  •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74-9
  • 가는 방법: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397m
  • 운영 시간: 화~일요일 11:30~15:00, 17:30~22:30 / 월요일 휴무
  • 주차: 매장 앞 무료 주차 가능 / 인근 정독도서관 주차장 30분 1,500원
  • 매장 편의시설: 화장실

안쪽으로 들여진 건물의 한쪽 구석에 보이는 매장 출입문

 

바운드리스 바이 비어드는 밖에서 보기에는 문 한쪽 폭만큼만 보여서 그냥 지나치기 쉬워요. 저도 한 번은 길 앞을 그냥 지나쳤다가 이탈리안 푸드라고 새겨져 있는 나무 입간판을 보고 식당이 있는 걸 알았어요.

다양한 좌석 형태를 갖춘 매장 내부

 

매장 안으로 들어오니 밖에서 보이는 것에 비해 공간이 꽤나 넓었어요. 바테이블석, 일반 테이블석, 한 테이블만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까지 좌석 구성도 다양했어요. 매장이 반지하 같은 구조라 조금 서늘한 편이라 외국의 와인 창고나 와인 동굴에 와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창문이 없다 보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테이블마다 꽃 장식이나 작은 화분으로 장식되어 있고, 벽에 큰 식물 사진을 배치해서 보완해 줬어요.

2단 접지 종이에 인쇄된 메뉴판

 

런치 메뉴는 한 페이지로 간소한 편이었고, 가격대는 파스타가 한 접시에 18,000원~30,000원으로 꽤 비싼 편이었어요.

저는 애피타이저로 시저 샐러드, 식사로 미나리페스토 파스타와 한우라구 생면 파스타를 주문했어요.

 

  • 주문한 메뉴 가격: 시저 샐러드 12,000원 / 미나리페스토 파스타 20,000원 / 한우라구 파스타 30,000원

시저 샐러드와 미나리페스토 파스타

 

주문한 메뉴 중에서 시저 샐러드와 미나리페스토 파스타가 먼저 나왔어요. 안쪽이 시저 샐러드, 앞쪽에 루꼴라와 라디치오가 올라간 메뉴가 미나리페스토 파스타예요.

한 입 크기로 자른 로메인 위에 소스, 크럼블 등이 올라간 시저 샐러드

 

바운드리스 바이 비어드의 시저 샐러드는 평소에 먹던 시저 샐러드와는 달랐어요. 보통 시저 샐러드는 소스가 하얀색이고 빵을 바삭하게 구운 크루통이 올라가는데, 소스도 체다 치즈와 비슷한 색이고 크루통 대신에 항정살 크럼블이 올라가 있었어요.

 

소스를 먹어 보니 쿰쿰한 향과 감칠맛이 진하게 느껴졌는데, 치즈와 엔초비 등의 재료를 추가해서 소스를 만든 게 아닐까 싶었어요. 요즘은 보기 좋게 만드느라 로메인을 통으로 주는 시저 샐러드도 많은데, 샐러드 잎도 한입 크기로 잘려 있어서 먹기가 편했어요.

 

앤초비, 항정살 크럼블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서 일반 시저 샐러드에 비해 감칠맛이 강하고 맛이 풍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스가 조금 부족해서 아쉬웠어요.

루꼴라, 라디치오, 방울토마토, 치즈 등으로 덮힌 미나리페스토 파스타

 

미나리페스토 파스타는 비벼서 먹는 콜드 파스타예요. 간장 소스, 미나리 페스토, 치즈가 올라가 있었는데, 전부 다 섞어서 잘 비벼 먹으라고 알려 주셨어요.

 

페스토만 살짝 맛봤는데 미나리의 향긋한 향이 은은하게 나서 집에서 따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려주신 대로 소스를 다 섞으니 간장 소스가 감칠맛과 염도를 잡아주고, 페스토가 향긋한 향을 더해주고, 치즈가 꾸덕한 농도를 더해줘서 소스가 잘 어우러지게 하는 역할을 해주더라고요. 파스타에 간장 소스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막상 먹어보니 조화롭게 잘 어우러졌어요.

 

넓은 접시 가운데 정갈하게 올려진 라구 파스타

 

샐러드와 미나리페스토 파스타를 앞접시에 한 접시 덜어서 먹고 나니까 라구 파스타가 나왔어요. 라구 파스타 소스에는 갈빗살, 스지, 우둔살이 잘게 잘려서 들어가 있었고, 맨 위에 시저 샐러드에도 들어 있던 항정살 크럼블이 올라가 있었어요.

 

초록색 허브는 이탈리안 파슬리인 줄 알았는데, 메뉴판을 다시 확인해 보니 처빌이라는 허브였어요. 파슬리와 비슷한 허브라고 하는데, 파슬리보다는 향이 조금 약한 편이었어요.

 

보통 생면 파스타는 면이 호로록하고 넘어갈 정도로 부드러운데, 이곳의 생면 파스타는 반건조한 듯한 꾸덕한 식감이라서 특색이 있었어요.

 

먼저 먹었던 미나리페스토는 간이 딱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한우 라구파스타는 조금 짭조름하다고 느껴졌어요.

 

시멘트 벽에 부착된 영문으로 적혀 있는 식당 간판

 

음식 양은 처음에 서빙된 걸 봤을 땐 조금 부족하겠다 싶었는데, 샐러드 1개, 파스타 2개를 나눠 먹으니 여자 두 명이 배불리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어요.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라 평소에 자주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고 싶은 날 가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반지하라서 서늘한 편이니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특히 여름에는 얇은 카디건을 준비하시길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