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녀온 시라차는 다국적 기업과 공장이 주변에 많아 일본인 주재원이 많이 거주하는 조용한 도시예요. 저는 꼬로이 섬 근처의 시내 중심가에 묵었는데, 시라차 나콘 2 로드에 상점가와 노점상이 골목 전체에 줄지어 있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포차골목 같은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어 점심을 가볍게 먹고, 저녁에 다시 방문해 보기로 했어요.
점심을 먹었던 곳도 간단하게 소개할게요. 낮에는 문을 닫은 가게가 많은데, 음악을 틀어 놓으셔서 눈길이 갔어요. 도로 쪽에 앉은 손님 그릇을 보니 맛있어 보이길래 들어갔어요. 메뉴는 국물 쌀국수, 비빔쌀국수 두 종류가 있고, 면 종류와 크기를 고를 수 있어요. 가격은 국물 쌀국수 보통 50바트로 굉장히 저렴했어요.
트럭 앞에서 주문하고 직접 음식을 받아서 앞에 있는 책상에서 양념과 수저를 셀프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저는 국물 쌀국수에 쎈야이라는 두꺼운 면을 선택했어요. 닭발도 넣을지 여쭤보셨는데 닭발은 빼달라고 부탁드렸어요. 50바트라는저렴한 가격인데도 고기도 많이 들어있고 양이 푸짐했어요. 태국 로컬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양이 부족할 때가 많은데 여기는 다 먹으니까 딱 기분 좋게 배가 부르더라고요.
국물은 살짝 달큰한 맛이 나는 진한 육수였어요. 맨 위에 보이는 초록색 야채는 여주인데, 저는 여기서 처음으로 여주를 다 먹었어요. 여주가 특유의 쓴맛이 있는데 여기는 아주 오래 푹 삶아서 국물을 많이 머금고 있다 보니 먹을만하더라고요. 국물에도 여주 특유의 씁쓸한 맛이 조금 났는데, 고춧가루를 살짝 넣으니 깔끔하게 매콤한 국물이 완성되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오후 4시 30분쯤 다시 방문하니 대부분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었어요. 낮에 봤던 국숫집 외에도 과일, 음료, 태국식 디저트, 쏨땀, 똠얌꿍, 볶음 요리, 꼬치구이 가게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제가 못 찾은 걸 수도 있지만 태국 디저트로 유명한 로띠 가게는 없었어요.
퍼시픽파크라는 로컬 쇼핑몰 앞쪽에는 의류와 악세사리를 파는 구역도 작게 마련되어 있었어요. 먹거리와 의류 노점상까지 모두 있는 걸 보니 태국 야시장스러운 느낌이 물씬 났어요.
관광객은 저희 말고는 거의 보지 못했고, 현지인 위주로 운영되는 장터라서 붐비지 않고 호객행위도 거의 없었어요. 호객행위가 심하면 금방 피곤해서 왔다 갔다 하며 구경하기가 힘든데 시라차는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먹거리 노점,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의류와 잡화를 파는 구역이에요. 전부 합치면 약 1km 정도 되는 거리라서 산책할 겸 구경하기 딱 좋았어요.
참고로 5 Si Racha Nakhon 6 Rd는 유흥가 골목이니 특히 아이와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시라차 나콘 3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푸레 파인애플을 팔고 있었어요. 푸레는 미니 파인애플 품종인데 일반 파인애플보다 새콤한 맛이 적고 단맛이 강한 파인애플이에요.
푸레를 여러 번 먹어봤는데 실온에 보관된 건 항상 실패해서 그 다음부터는 꼭 냉장 보관된 푸레를 사 먹고 있어요. 시라차의 다른 노점은 대부분 실온 푸레를 팔고 있어서 할머님께서 운영하시는 이 가게에서 구입을 했어요.
가게 뒤쪽에는 코코넛, 망고, 용과, 석고 등의 과일도 있었어요. 석가는 조금 오래되어 보이긴 했는데 나머지 과일은 대부분 신선해 보였어요.
이 가게는 푸레의 잎 부분을 모두 잘라내고 줄기만 남겨서 마치 만화에 나오는 고기같은 비주얼이었어요. 찍어먹는 설탕, 소금, 고춧가루를 약간 섞은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다 보니 고춧가루 맛이 튀는 것 같아 이상했는데, 계속 먹다 보니 중독성이 있었어요. 소금을 살짝 넣으면 단맛이 더 잘 느껴지니까 푸레의 달콤한 맛이 더 잘 느껴졌어요.
나중에는 오히려 이 가루를 찾아다녔는데 주는 곳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어요.
한 바퀴를 돌아보고 맥스밸류가 있는 쪽으로 돌아왔어요. 다른 가게는 자리가 없거나 테이블이 1개 정도만 있었는데, 맥스밸류 건너편 세븐일레븐 옆에는 테이블이 여러 개 있는 식당이 세 곳 있어요.
첫 번째 가게는 태국식 샤부샤부인 찜쭘, 쏨땀 등을 주로 팔았는데 자리가 없어서 저는 사진에 보이는 세 번째 가게로 왔어요.
왼쪽 메뉴판은 주재료 가짓 수와 종류, 조리 방법을 고를 수 있는 커스텀 방식의 메뉴판이고 오른쪽은 쏨땀 종류 메뉴판이에요. 저는 옥수수 쏨땀과 돼지고기 커리 볶음 덮밥, 크리스피 포크 볶음밥을 주문했어요.
- 돼지고기 커리 볶음 덮밥: 무팟퐁카레 70바트
- 크리스피 포크 볶음밥: 무끄럽 팟 70바트
- 옥수수 쏨땀: 쏨땀 카오폿 60바트
쏨땀 메뉴가 엄청 많았는데 번역기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먹고 싶었던 옥수수 쏨땀을 주문했는데, 알고 보니 메뉴판에는 없었어요. 아마 주변 가게에서 주문해서 가져다 주신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음료는 바로 맞은편에 있는 가게에서 사 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셔서 코코넛 스무디를 주문했고, 가격은 50바트였어요.
옥수수 쏨땀이 먼저 나왔고, 곧이어 볶음밥과 덮밥도 나왔어요. 옥수수 쏨땀은 스위트콘의 단맛이 소스의 짜고 새콤한 맛과 어우러져서 그린 파파야가 들어간 일반 쏨땀보다 더 잘 들어가는 맛이었어요. 옥수수, 토마토, 땅콩, 건새우를 한 입에 다 같이 먹어야 제일 맛있었어요.
무끄럽팟은 고기가 많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밥 자체가 간이 잘 되어 있고 감칠맛이 좋아서 맛있었어요. 오이는 입가심용으로 먹긴 했는데 확실히 한국 오이가 훨씬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팟퐁카레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태국 음식인 푸팟퐁카레의 돼지고기 버전인데, 소스가 간장이 조금 들어갔는지 일반 옐로커리 소스보다 감칠맛이 더 진해서 정말 맛있었어요. 간은 조금 센 편이었는데 밥 양이 많아서 밥이랑 다 먹기 딱 알맞았어요.
성인 두 명이 배불리 먹었는데 샐러드, 식사 2개, 음료까지 한국돈으로 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지도에 검색했을 때 시라차에는 번화한 야시장이 없는 것 같았는데, 이곳에서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시라차가 관광객이 많이 오는 도시는 아니지만, 혹시 방문한다면 포차 거리를 꼭 방문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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